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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류씨와 연안차씨의 관계 [쉽게 쓴 글]
류군의 질문:
아는 연안차씨 형이 그러던데, 문화류씨랑 연안차씨랑 형제이며 고려왕족이래요. 맞는 말인가요?
대답:
1. 왕족... 왕이라는 존재를 둘러싸고 혈연으로 연결된 일족을 말하는데, 어떤 의미건 권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단순히 성씨만 같다고 해서 존중을 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지요. 조선시대에만 해도 왕과 같은 전주이씨들 중에서 농사를 짓거나 하면서 어렵게 산 사람들도 허다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왕족'이라 부를 만한 사람들은 어떤 시대에도 극소수에 속했지요.
난 왕족 같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류군이 쓴 '왕족'이란 말의 개념으로 보면 전주이씨들은 왕족인 것이겠지요? 그럼 과연 류군은 친구들 중에 전주이씨가 있을 텐데, 과연 그런 친구를 '왕족'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대해주고 있는 것인가요? 전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것만 봐도 '왕족'이란 말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일 뿐입니다.
인간의 가치는 인간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인권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지역에서 태어났다거나 어떤 성씨를 갖고 태어났다거나 하는 것들에 의해 존중되거나 차별을 받는다면 분명 잘못된 일인 것입니다.
문화류씨에서는 왕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왕족이 아닙니다. 그것은 연안차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화류씨나 연안차씨가 고려 태조 왕건의 왕씨와 혈연이 있고 그래서 고려왕족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은 옛날에 조작된 거짓임이 확실합니다.
2. 우리나라의 성씨들의 기원이나 역사에는 조작된 내용들이 무척 많습니다. 특히 성씨의 기원에 대해서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데도 얘기들을 꾸며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들은 중국에 대한 사대사상이나 객관적 사실에 반해서 무조건 조상들을 높게 꾸미고 보는 잘못된 행태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문화류씨는 신라말~고려초에 걸쳐 생긴 성씨입니다. 이 시기 이전에는 성씨들을 쓰는 사람들이 드물었습니다. 그러다 이 시기에 들어와서 중국의 영향, 정치적인 필요 등에 의해 성씨들이 생겨나고 특히 나라에서 국가적인 정책으로 성씨들을 지정해주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문화류씨의 시조는 류차달(柳車達)인데, 왕건을 도와 공을 세웠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류차달이 정말 역사적 인물이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려 개국의 과정에서 왕건 편에 든 백성들은 아주 많은 숫자이고, 특별히 왕건을 도와주어서 공을 세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만 해도 수 천 명 이상입니다. 지금 봐서는 류차달에 대해서도 후대에 꾸며서 붙여진 사실들이 많다고 판단됩니다. 반면에 류차달은 이미 고려 시대의 금석문(비석에 새겨진, 역사적인 가치를 부인할 수 없는 자료임)에 나타나므로 그 역사적 존재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류차달 자신을 제외한 류차달의 조상, 그리고 바로 가까운 후손에 대해서는 자세한 기록이 없거나 근거가 모호한 설화수준(류효금의 유달산 호랑이 얘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것은 문헌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도 그렇겠지만 원래 옛날에 기록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 빈 부분을 파고들어 조선시대 임진왜란 전후에 류차달을 중심으로 한 사실들이 조작되었습니다. 그 조작의 주된 내용은 류차달의 선조는 차씨이고, 류차달의 아들이 두 명이었는데, 큰 아들이 연안차씨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류차달과 왕건과는 친척 사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주장을 따른다 해도, 형이 연안차씨가 되고 동생이 문화류씨로 내려왔기 때문에 연안차씨가 문화류씨의 '형(兄)집안'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은 연안차씨는 류차달의 아들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기에, 류씨는 '아버지 집안'이고 차씨는 '아들 집안'입니다. 그리고 류씨와 차씨가 관계가 있음을 주장한 옛문헌에서도 분명히 '류차'로 해서 류씨를 앞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안차씨들은 몇 년 전부터 대대적으로 류차달이 차씨라고 주장하고 이름도 다른 것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문화류씨의 시조를 모독하는 엄청난 작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알고 보면 류씨와 차씨의 관계는 순전히 조선시대에 와서야 만들어진 조작입니다.
그러니까 차씨 문중의 행위는 역사적 근거가 없는, 정말 분노할 행위인 것이지요.
문화류씨는 선조에 대해 환상적인 얘기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될 만큼 탄탄한 역사를 밟아왔습니다. 고려시대에 이미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대단한 인물들이 있었고, 그것이 조선시대로 그대로 이어진 것이지요. 그리고 족보다운 족보를 가장 먼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족보는 "영락보"라고 불리며, 1423년에 제작되었는데 아쉽게도 (북한에는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만들어진 "가정보"라는 족보책이 1562년에 만들어졌는데, 이 족보는 참으로 가치가 있는 객관적인 족보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족보가 현존하는 문화류씨의 최초의 족보가 되는데, 이 족보는 그동안 발견되지 않다가 1979년에 비로소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족보에는 차씨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당연히 류씨, 특히 시조이신 류차달이 차씨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까 그런 것이지요. 족보는 앞에 만들어진 족보를 참고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차씨와 류씨가 무관하다는 사실은 문화류씨의 족보가 처음 만들어진 1423년에 이미 확립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대로 그 후에, 곧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사회가 혼란스러운 틈에 사실을 꾸며낸 문헌들이 등장했습니다.
그 내용은 대략 문화류씨와 연안차씨는 류차달을 가운데 두고 같은 뿌리를 갖고 있으며, 이들은 중국의 전설적인 왕인 황제(黃帝)의 후손이라는 것이었지요. 이런 문헌들은 지금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같은 역사서를 조금만 검토해 보아도 조작된 것임을 명백히 알 수 있는데, 당시에 그런 자료를 접할 수 없고 사대사상에 치우친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로 믿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정승을 지낸 분들도 그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 황제의 자손이라니까 얼마나 좋았겠어요. (실상 지금도 우리나라 성씨 중에는 황제의 자손이라고 주장하는 성씨들이 몇 개 더 있긴 합니다.)
지금은 나를 비롯한 여러 분들께서 객관적으로 문헌들을 검토하고 사실을 규명해서 그 바탕 위에 정말 의미 있는 문화류씨의 역사를 바로 세우자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대략 현재 문화류씨 종친회('대종회'라고 불립니다)의 공식 의견이 되었습니다.
3. 결론입니다. 문화류씨는 연안차씨 혹은 왕씨와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습니다. 또 고려 왕족이나 중국 황제(黃帝)의 자손이라 부를 근거가 없습니다.
문화류씨의 시조는 류차달이며, 그 아들은 "가정보"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류효금 한 분뿐이셨습니다. 그리고 류차달은 결코 차씨가 아니었습니다.
연안차씨는 역사적으로 보아 앞에 언급한 문화류씨가 생겨날 때와 같은 시기에 같은 역사적 배경에서 생겨난 성씨임이 분명합니다. 이런 것은 그 시기에 최소한 수 십 개의 성씨들이 생겨났음을 봐도 짐작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문화류씨의 시조 류차달과 연안차씨의 시조인 차효전은 후대에 조작된 문헌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근거가 없어서 아무리 관련을 짓고 싶어도 지을 수 없는 관계일 따름입니다.
- 채하 류주환
글의 출처: http://kenji.cnu.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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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주환교수의 카페에서 옮겼습니다. 편집실 도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