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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보서
丙辰譜序
인생이 낳으면 종족이 있고, 종족이 있으면 보가 있으니, 보는 친한 이를 친히 하고자 한 바라. 친한 이를 친히 하고자 함은 오직 무엇인고. 조상을 존경하고 종족을 돈목함이 바로 이것이다. 일인의 분신이 천만인이 되고 일세대가 쌓여서 천백세대까지 이르니 가히 성대하고 장구하다 말할 수 있겠지만 종족이 많으면 한 집에서 같이 살 수 없으니 팔방으로 각분하고 세대가 멀면 가까운 선조를 받들고자 각각 일파를 세우나니 이 때문에 근족은 친밀하여지고, 원족은 소홀히 여겨 점차로 출생하여도 경하하지 않고, 사망하여도 조문하지 않는 지경에 까지 이르니, 회상컨대 조상께서 같은 자손으로 균시하시는 인애한 뜻에 비추어 어찌 옳다 할 수 있겠는가? 각자가 이러하면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여 근본에 보답하고 천륜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제일조건을 삼아야 한다. 때문에 널리 동관의 후손을 모두 모아 기가하신 시조를 함께 받들어 서로 그 모(某)는 소(昭), 모는 목(穆)이 되며 누구는 종(宗), 누구는 지(支)가 되는 것을 강론하여 일목료연히 백세까지도 의혹이 없는 연후에야 족의가 융화되어 선조를 생각하는 효심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니 이 대보가 윤리에 관계됨이 과연 이와같이 지대하다고 하겠도다. 우리 류씨는 처음 황제(黃帝) 헌원씨(軒轅氏)로부터 금세에 이르도록 오차나 변성하였으나 대대로 계승하여 한번도 중절됨이 없고, 또 그 자손이 수가 억 뿐이 아니라 동방거족(東邦巨族)이 되어 타성이 가히 어깨를 견줄 수 없고, 보책을 창조함도 또한 우리보다 먼저 한 이가 없으니, 비록 동방씨족고(東邦氏族考)의 권여(權輿)라 해도 자못 과장된 표현은 아니라 하겠다. 한편 강남원파록(江南源派錄)은 연대(年代)가 요원해서 고증(考證)이 애매하니 반신반의로 서로 전할 따름이다. 조선(朝鮮) 세종(世宗) 5년 1423 계묘(癸卯)에 양도공(良度公)이 고려(高麗) 대승공(大丞公)을 시조로 하여 보를 창저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세인이 말하는 최초의 족보인 영락보(永樂譜)이다. 그 후 계속해서 편수하기를 무릇 칠차나 하였으되 모두 근백년 간격으로 이루어졌으니 그 간난함을 가히 상상할 수 있겠다. 아! 슬프고 애석하도다! 호천이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사 국토가 양단되어 동족이 남북으로 분거하여 성기를 상통치 못하니 생사를 어찌 알 수 있으며 비척을 상관할 수 없으니 고락을 어찌 함께 하겠는가? 막연히 연월 같이 상조된 지 30년이 넘으니 어찌 통곡하고 유체할 일이 아니겠는가? 비록 그러나 통일은 재천이니 예측할 수 없고 세사는 창상 같이 급변해 가니 이때 이 시기를 놓칠 수 없거늘 수보하기를 만약 미루고 천연하다가 백세에까지 광궐된다면 필경 후세의 공론을 면치 못할 것이니 가히 두렵지 않겠는가. 다행히 1970 경술(庚戌) 하(夏)에 제종(諸宗)의 합의로 보역을 두계(豆溪)에서 착수 순조로이 진행되어 거의 포합되었으나 구인의 공에 한삼태기를 가하지 못했고 백옥의 기(器)에 한티를 마(磨) 하지 못하였는데 서신과 면대로 독촉과 문책이 날로 심함은 대개 세월을 너무 끌었기 때문이라. 부득이 1974 갑인(甲寅) 춘(春)에 간출 반포하여 제종의 봉람코자 하는 성의에 부응하였지만, 오히려 미흡함을 민망히 여기던 차(次)에 봉책하기를 기원하고 입보하기를 갈망하는 제종이 사방에서 날로 운집하여 그 수를 헤아릴 수 없기에 드디어 보소를 대전(大田)으로 옮기어 계속편찬(繼續編纂)할새, 그 상략하고 손익할 대목에 다시 수식하고 윤색함을 가하고 보니 참람하고 망녕됨이 아닌가. 후인은 혹 나를 나무라지 않을런지? 가만히 생각하건대 사람이 동성간에 비록 면식이 없으나 한 번 여정에서 상봉해도 환연히 고구와 같이 간담을 토로할 수 있는 것은 실로 이성이 같은데서 발로함이라. 맹자가 말씀하신 친한 이를 친히 함은 곧 인이니, 다름이 아니라 천하에 달함이라 하신 것이 바로 이를 말함이 아닌가 한다. 오직 우리 동종께서는 이 보책을 안상에 모셔 놓고 조석으로 강론하여 먼저 열선조의 유풍을 사모하고 다음은 동족애를 발휘하여 자나 깨나 항상 유의하면 친한 이를 친히 하는 정의를 능히 막지 못하리니 어찌 서로 힘쓰지 않겠는가? 세덕의 연의와 분봉의 원위 등은 구보에 이미 서술하였기로 여기서는 거듭 쓰지 않는다.
단기사천참백구년병진팔월 일
대승공삼십세손근영근서
丙辰譜序
有生斯有族有族斯有譜譜所以親親也親親維何尊祖而惇族是已一人之分而爲千萬人之多一世之積而至千百世之遠可謂盛且長矣而多則居不可同堂各分八域遠則思欲奉近祖各立一派是荑近而忽遠駸駸然流入乎生不慶死不吊之境推諸祖宗均視之義惡乎可哉自當思索其所不然者而以報本序倫爲第一件事故廣蒐同貫之裔孫共承肇基之鼻祖相與講辨其某爲昭某爲穆誰是宗誰是支使之瞭然一目不惑百世然後族誼融貫念爾祖之孝心油然復興矣此大譜之大有關於倫理果如是也夫我柳始自軒轅至于今世姓雖五易而世世相承一無中絶其麗不億爲東邦巨族非諸姓所可比肩而譜之草創亦莫如我先雖謂東方氏族考之權輿殊非夸也江南源派錄年代玄遠考證曖昧疑信互傳而已朝鮮 世宗五年癸卯良度公以高麗大丞公爲始創著一譜稱曰永樂厥後繼修凡七次皆間百年一成吁其難矣哉噫嘻昊天不吊國土兩斷以吾同族分居南北聲氣不相通生死那可得聞肥瘠不相關苦樂何可同喫漠然若燕越者三十年于玆矣寧不爲之痛哭流涕乎雖然統一在天矣末由豫期滄桑卽事耳時不可失譜若一日差緩而百歲曠闕必有後論可不懼哉歲在庚戌夏詢謀諸宗乃着役於豆溪就緒有順庶乎湊合而九仞之簣尙未加也白玉之玷尙未磨也然而書督面促日甚一日盖以歲月拖長故也甲寅春不得已刊布粗慰諸宗飢渇之心尙以未恰爲悶之際願奉願入者四來無虛日非更僕可數遂移廳于大田其於詳略損益處更加修飾而潤色之僭妄極矣或不罪我否窃惟人於同姓雖無面識一遇逆旅莫不驩然如舊吐露肝膽者寔出於彝性所同孟子所云親親仁也無他達之天下者非耶惟吾同宗以此編尊閣於丌上朝暮講討先焉而慕列祖之風次焉而寓同族之愛念釋在玆則親親之誼亦莫之能禦矣若夫世德之淵懿分封之源委舊譜叙述盡矣玆不疊床
檀紀四千參百九年丙辰八月 日
大丞公三十世孫根榮謹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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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류씨세보 무자보(2008년)]
(편집 및 정리 : 류영렬, 20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