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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공(영)묘표
濂齋公(渶)墓表
공의 휘는 영(渶)이요, 자는 여호(汝浩)요, 호는 염재(濂齋)니 문화인(文化人)이다. 상조(上祖)는 고려(高麗) 때 대승(大丞) 차달(車達)이요, 우리 조선조(朝鮮朝)에 들어와 좌의정(左議政) 만수(曼殊)는 가장 현달(顯達)한 분이다. 조(祖)는 휘 승춘(承春)이요, 고(考)는 휘 만세(曼世)인데 효우로 집을 이어왔으며, 외조(外祖)는 창녕(昌寧) 조(曺) 옥(沃)으로 매계(梅溪) 위(偉)의 후손이다. 공은 얼굴이 맑고 수염이 아름다웠으며 풍채가 훌륭하고 도량이 커서 어려서부터 곤궁한 일가를 보면 애석히 여기고 새 옷이라도 벗어서 입혀주었다. 장성함에 이르러 우암(尤菴) 송선생(宋先生)의 문하(門下)에 종유(從遊)하는 한편, 관혼상제(冠婚喪祭)를 한결 주자가례(朱子家禮)로서 준칙을 삼았다. 숙종(肅宗) 1687 정묘(丁卯)에 진사(進士)에 급제하고 1689 기사(己巳)에 인현왕후(仁顯王后)께서 손위(遜位)하심에 공이 성균관(成均館)의 여러 유생들과 함께 대궐 문 밖에서 울부짖으며 호소하였으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 물러나 부여(扶餘) 백마강(白馬江) 위에서 은거하였다. 1694 갑술(甲戌)에 이르러 다시 과거에 응시하였던 바, 공은 문사(文辭)가 넉넉하고 또한 글씨에 능하였으나 마침내 대과에는 급제하지 못하였다. 친구 가운데 관직이 높은 자가 있었으나 한번도 그 문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며, 향당(鄕黨)에서는 온화하게 처신하고 자제들을 법도로서 가르쳤으며, 곤공한 사람을 두루 구원하되 항상 미치지 못한 것 같이 하였다. 지평(持平) 정택뢰(鄭澤雷)와 의주부윤(義州府尹) 황일호(黃一皓)를 의렬사(義烈祠)에 종향(從享)함에 있어 공이 실로 주창하였으니 그 절의(節義)를 숭상하고 장려함이 이와 같았다. 경종(景宗) 1722 임인(壬寅) 9월 9일 졸하니 향년 63세였다. 배위(配位) 달성서씨(達城徐氏)는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 문진(文縉)의 따님인데 공보다 4년 먼저 돌아가시었다. 공을 염창리(濂倉里)에 장사하였는데 그 집에서 약간의 거리로서 유인(孺人)을 합부하였다. 육남 일녀를 두어 아들은 상훈(相勛), 상화(相華), 상하(相夏), 상은(相殷), 상로(相魯), 상한(相漢)이며 사위는 정(鄭) 고(槹)이다. 손자에 황(熿)과 성(煋)은 장방(長房) 소생이요, 옥(火+玉)은 이방(二房)의 소생이요, 혁(爀)과 익(火+益)과 식(烒)은 삼방(三房)의 소생이다. 상훈(相勛)이 그 아들 황(熿)을 시켜 묘소에 세울 비문을 청하니 내가 공을 알지는 못하나 충청도(忠淸道) 여러 (885) 사우(士友)들에게 물으니 모두 일향(一鄕)의 선사(善士)라고 말하였다. 추기(追記) 염재류공(濂齋柳公)의 묘(墓)에 한천리선생(寒泉李先生)(도암(陶菴) 이(李) 재(縡))이 그 묘표(墓表)를 쓰고 고산임공(鼓山任公)(고(鼓) 산임헌회(山任憲晦))이 그 묘지(墓誌)를 지었으니 가히 무궁하게 전할 것이다. 그 후손 대원(大源)이 또 장차 작은 빗돌에 추기(追記)하려고 나에게 부탁하니 아아! 공은 이미 불후하였고 또 비문(碑文)이 있어 불후 할 터인데 어찌 거듭 쓰리요. 그러나 그 기이한 절조의 뛰어남은 비록 자주 써도 다 못 할 것이니 쓰는 것도 또한 가하리라. 숙종(肅宗) 1689 기사(己巳)에 소인들이 용사하여 자기들에게 하나라도 저촉(抵觸)하는 자가 있으면 곧 살상하지 않음이 없었는데 공이 한낱 태학생(太學生)으로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상소로서 논난(論難)하여 겨우 궐하(闕下)에 다다르니 인현왕후(仁顯王后)께서 이미 손위(遜位)하고 사저(私邸)로 나가신 뒤였다. 드디어 통곡 끝에 가족을 거느리고 시골에 내려와 자정(自靖)하였다. 1694 갑술(甲戌) 경화(更化)에 미쳐서도 또한 영도(榮塗)를 마음에 두 지 않고, 비록 친척(親戚)이라도 조금 권요(權要)에 간섭하면 한번도 발을 들이지 않고 구학(邱壑)에 감심하고 몸을 마치었다. 아깝도다! 그 포부를 조금이라도 세상에 보이지 못했으니 아아! 누가 능히 도올(檮杌)의 붓을 잡아서 독행전(獨行傳)을 속편하리요? 오직 이 사척(四尺)의 높은 무덤 그 의리지장(衣履之藏)이니, 누구라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공이 일찌기 나의 선자의 문에 출입하였음으로 마땅히 나에게 글을 청한지라, 드디어 사양하지 못하고 쓰노라.
도암이재찬
濂齋柳公渶墓表
公諱渶字汝浩號濂齋文化人上祖高麗大丞車達入我 朝左議政曼殊最顯祖諱承春考諱曼世以孝友承家外祖昌寧曺沃梅溪偉之后公爲人白晳美鬚髥器度嶷然幼而見窮族哀之脫新衣以衣之 及長遊尤菴宋先生之門冠婚喪祭一以家禮爲準丁卯進士己巳 壼聖遜位公同諸生叫 閽不果上退而居于扶江之上至甲戌始復應擧公文辭贍富且工於筆翰而竟不第親故有達者一不迹其門處鄕黨以和敎子弟以法周恤貧窮常若不及鄭持平澤雷黃義州一皓之從享義烈祠也公實倡之其崇獎節義如此壬寅九月九日卒享年六十三配達城徐氏同知中樞文縉女先公四歲歿公葬于濂倉里距其宅若干武孺人祔焉六男一女相勛相華相夏相殷相魯相漢婿曰鄭槹熿煋長房出옥(火+玉)二房出爀烒三房出相勛使熿來請樹阡之文余不及識公而詢諸湖右士友盖所謂一鄕之善士也
陶菴李縡撰
追記
濂齋柳公墓寒泉李先生題其表鼓山任公誌其竁可以傳之無窮矣其後孫大源又將以小石追記之屬于余嗚呼公旣自不朽而又有文不朽安用疊爲然其奇節之卓卓者雖屢書而不一書亦可也盖 肅廟己巳憸人用事一有觸者無不立碎而公以一個太學生瀝血竭論纔赴 闕下而 仁顯王后已 (884) 遜位私邸遂慟哭挈眷下鄕以自靖逮甲戌更化亦不屑榮塗雖親戚稍涉權要則一跡不到甘心邱壑以沒身惜乎其所抱不少槪見於世嗚呼誰能執檮杌之筆而爲續獨行傳也耶惟兹四尺之高皆識其衣履之藏而毋或有踐之者矣公嘗出入吾先子之門宜見於余文遂不辭而書之
立齋宋近洙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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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류씨세보 무자보(2008년)]
(편집 및 정리 : 류영렬, 2012) |
